물고기 잡는 통발 사용법을 설명하는 난다 할아버지. | 어스맨 제공
남짱마을의 흐캄 할머니는베개커버를 내놓았다. “제가 인근 밭에서 기른 목화 면실로 짠베개커버예요. 저희 마을에서 나는 캄(Kharm) 잎사귀를 따서 직접 인디고색으로 천연염색을 했지요. 저는 이 물건을 바느질할 때 구멍이 잘 보이게돋보기 안경과 바꾸고 싶어요.”
지구마을 물물교환 장터는 공정무역기업인 ‘어스맨’과친환경농업기업인 ‘쌈지농부’가 공동주최하는 행사다. 최 대표는 “언제부턴가 공정무역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심리적 부채감을 이용해 물건을 비싸게 판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물물교환 방식”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인터넷을 구경조차 해본 적 없는 라오스 주민들이 온라인 장터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처음에는 ‘한국인들의 비싸고 좋은 최신식 제품과 맞바꿀 만한 물건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물건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그들에게 ‘당신이 직접 만든 대나무 바구니가 있지 않으냐’ ‘직접 담근 바나나 생강 위스키를 내놓으면 된다’고 일일이 설득했다”고 말했다.
라오스 주민들이 내놓은 상품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littlefarme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물건은 ‘쌈지농부’가 운영하는 리틀파머스 홍대점매장에전시돼 있다.
물물교환에 참여하려면 라오스 주민이 교환하고 싶어 하는 물건 중 자신이 가진 물건의사진과 함께 그 물건에 얽힌 본인의 이야기를 리틀파머스 페이스북에 등록하면 된다.
주최 측은 오는 25일까지 신청을 받은 후 물건의 품질지수, 사연의 감동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물물교환의 최종 선정자를발표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이번 장터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본 후 반응이 좋으면 향후 본격적인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천재박 쌈지농부 과장은 “손때 묻은 서로의 소중한 물건들을 맞바꾼다는 것은 곧 우리의 일상과 라오스의 일상을 교환한다는 의미”라며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설렘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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