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의사회
Published on

방글라데시를 다녀와서 -제주의대 이운섭

Author

사무국

Category
자유게시판

4박5일의 짧았지만 생전 처음 가는 나라에서의 특별한 기억.홍콩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고,곧 바로 시작된2학기 수업 일정 때문에 한동안 또 정신없이 공부하느라 어느새 방글라데시에서의 일들이 희미해졌지만,지금도 사진을 보면 아 그래 저기 정말 더웠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나도 모르게 웃곤 한다.굳이 후기가 아니더라도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일기를 써야겠다고는 생각했는데 이제 서야 쓰게 되었다.

7.31아침.비행기에 올라타서야 실감이 났다. ‘정말 가는 구나,그런데 내가 할 일이 있을까?’지금 까지 꽤 여러군데 봉사활동을 다녔지만 그동안은 노력봉사였기 때문에 그냥 열심히 해야지하는 각오뿐이었지만 이번 봉사는 나의 첫 의료봉사였고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었다.그리고 아직 나는‘의사’가 아니었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에 솔직히 부담이 되었다.

홍콩을 경유하여 방글라데시 공항에서 나왔을 때 뜨겁고 습한 공기와 모기 몇 마리의 공격으로 여기가 한국은 아니지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우리가 머무를 게스트하우스가 공항에서부터 약1시간 반 정도 더 가야했기 때문에 버스를 탔고 그것이 우리가 방글라데시에 있는 동안 유일하게 시내구경을 할 수 있던 시간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우리가 본 것은 늦은 밤 방글라데시 도로변 풍경뿐이었지만 생각보다는 더 도시화 되어있었다.

환영식과 함께 진료가 시작되었고 매일같이 우리를 만나기 위해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기 대기하고 계셨다.수술 중 에어컨이 꺼지는 정도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였다.처음에는 더위가 가장 힘들일이었는데 오후4시쯤만 되면 갑자기 눈앞이 하얗게 되는 현상이 매일 같이 일어났다.나는 예진을 하였는데 앉아서 환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마치 환자가 된 듯 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러시아에서도 하루 종일 직사광선 밑에서 일을 해봤지만 실내에서 앉아있기만 했지만 환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일이 생각보다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그러나 놀라운 것은 약국에서 일하신분,옆에서 수술을 집도하신 외과선생님들은 거의 쉬지 않고 계속해서 서서 봉사를 하셨다.첫날에는 환자교육을 맡아서 예진을 했다가 환자교육을 했다가 왔다갔다 하면서 정신이 없었다.다른 분들은 각자 맡은 일이 확실했고 바빠보였는데 처음엔 나는 뭘 해야 할지 몰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그러다가 내과소속이었지만 외과에 더 관심이 있는 터라 선생님 옆에서 보조하다가 선생님이 오후6시가 넘었는데도 계속해서 환자를 보시는 바람에 잠시 후회하기도 하였다.매일 같이 그렇게 우리를 만나기 위한 환자를 한분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방글라데시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나같이 의사도 아닌 부족한 사람에게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이야기 해주셨고 나는 이 이야기를 위해 몇 시간을 기다리신 환자분을 위해 최대한 집중을 했고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했다.환자는 의사에게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나는 더 많은 것을 이분들로부터 배웠다고 생각한다.환자를 대하는 법과 몇몇 질병과 증상들 지금까지 책에서 글로만 봤던 것들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의학적 지식이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환자에게 직접 적용이 가능한 지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그럼으로 나의 잘못된 지식이 때론 해가 될 수도 있기에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함을 느꼈고 앞으로의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의료봉사를 마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 한가지는 나는 이번 의료봉사를 혼자서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봉사를 통해서 얻은 보람 외에도 많은 사람을 알게 되기를 희망하였는데 그러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외과선생님이나 현지의 통역을 도와주었던 방글라데시 대학생들 귀국 당일 늦게 까지 진료를 보다가 헤어진 게 가장 아쉽다.짧은 시간에 비해 그곳 방글라데시 친구들과 꽤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뭔가 모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귀국을 하게 되었는데 언젠가 다시 한번 기회가 된다면 다시 꼭 방문해서 그 때의 아쉬움과 회포를 풀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마지막으로 너무나 좋은 일을 하고 계시는 사랑나눔의사회 회원분들의 건강과 발전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