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항상 의료봉사에 대한 비젼을 품고 있었던 찰나에 친구를 통해 사랑 나눔 의사회 봉사대를 알게 되었고,그 분들의 배려로 함께 방글라데시에 떠날 수 있게 되었다.처음으로 해외로 떠나는 의료봉사였기에 더없이 설레고 긴장되었다.방글라데시로 떠나기 전에 의료봉사를 떠나기 위해 준비모임이 여러 번 있었는데,나는 아직 의과대학생이고 학기말 고사를 치느라,모임에 참석할 수 없었다.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얻는 기분이라 너무 죄송스러웠고,정말 준비를 철저히 하셨구나,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얼마나 많은 분들이 희생하셨을지 정말 존경스러웠고 본받고 싶었다.
<출발>
인천국제공항에서 처음으로 봉사단 분들을 만났다.친구와 나는 쭈뼛쭈뼛 쑥스러워하고 있었으나,어느새 다가와서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시고 웃어주시던 선생님들 덕분에 자연스레 봉사대와 어울릴 수 있었다.
정말 멋진 정신과 마음으로 세상을 움직이며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본받고 싶은 분들을 만나게 되고 그분들과 값진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얼마나 감사한지.....
<도착>
홍콩을 경유해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도착한 공항은 이곳이 방글라데시구나를 실감케 했다.외국인의 방문이 드문 나라인 만큼,낯선 이의 얼굴을 계속 들여다보는 수많은 사람들,총을 들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경찰,공항 바리케이트 뒤에 우리를 구경하는 수많은 인파들.....연예인이 공항에 도착할 때의 관심정도랄까?이런 관심이 싫지만은 않았다.삼육대학교 관계자 분들과 이면주 목사님께서 우리 봉사대를 위해 공항에 마중 나와 주셔서,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 하나를 손꼽으라 한다면 바로 대중교통의 모습이다.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 운전...마치 롯데월드의 후렌치 레볼루션을 탄 느낌이랄까...^^;;그 당시에는 무섭고 빨리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지나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진료시작>
정말 깜짝 놀랐다.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것도 번호표를 받은 사람만이 남은 것이고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내일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했다.한국에서 의사가 왔다는 소문을 듣고 새벽부터 밤을 새서 기다린 사람들,걷지 못하는 아버지를 수레에 싣고 온 한 여인,여기 저기 고통스러운 얼굴을 한,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모여 있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마냥 방글라데시에 놀러온 기분이었으나,이분들을 보니 다시 한 번 내가 여기에 오게 된 이유를 실감케 했다.비록 아직 학생 신분이라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할 지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나는 내과 선생님께 심전도 찍는 방법을 배우서 심전도 검사실에서 일했다.인구의80%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임을 실감한 것이 방글라데시 여자 분들은 내가 같은 여자임에도 옷을 벗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셔서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심지어 검사를 위해 옷을 벗기 전 알라신께 기도를 드리기도 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더위와의 싸움이었다.전력 공급이 안정적이지 않은 탓에 에어컨은 한 시간마다 커지고 켜지고를 반복했다.하루에도 몇 번 씩 정말 힘들다!!!를 연발했는데,이내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별 할 일도 없이 별 도움도 안 되는 일을 하면서 덥다고 불평만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부끄럽게 한 것은 바로 수술방의 외과 선생님들의 모습이었다.에어컨이 꺼지나 켜지나 집중해야 하는 수술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으시고,때로는 식사까지 건너뛰시고 기쁨으로 봉사하시는 모습에서 진정한 의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나도 정말 저렇게 되고 싶었다.
<끝내는 말>
하루하루 힘들었지만,저녁마다 하는 큐티 시간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주님의 은혜 속에서 무사히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여러 가지 나에게 도전을 주는 일들이 많았고 느낀 점도 많았고,앞으로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이었다.그리고 무엇보다,별 도움도 되지 않는 학생들을 봉사활동을 데리고 가주신 사랑 나눔 의사회 관계자 분들~~!!친절하게 여러 가지 가르쳐 주신 내,외과 선생님들,제일 본받고 싶었던 한의사 선생님 부부,너무 예쁘시고 마음씨까지 아름다웠던 약사 선생님....그리고 못난 동생 잘 챙겨주신 귀여운 치위생사 언니(언니에게 많은 것 배웠어요!~숙소에서 했던 재미난 대화들 잊지 못할 거예요^^)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