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대로 출발해서 홍콩 공항에서 함께 방글라데시로 갈 봉사단분들을 기다리다가
한 두 분씩 들어오는 의료봉사단 분들을 직접 뵙고나니 내가 아이가 된 것 같았다.
방글라데시에 내가 도움을 나눠주고 친구가 되어주러 간다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이 분들과 함께 봉사를 하러 간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반가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도착하자마자 밀려들어오는 무겁고 습한 공기는 사우나 소금방 같았다.
캄캄하고 소란스러운 다카를 지나 무료 진료를 할 학교에 도착하고,
오랜 비행으로 피곤했던 우리들은 금새 잠이들었다.
다음날 아침,진료소로 들어가는 길에는 진기한 풍경이 펼쳐져있었다.무료 진료를 받기 위해
멀리서 새벽부터 찾아와 줄을 서 있는 환자들과 학교의 학생들이 정문 앞,뒤로 꽉 차있었다.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어제는 밤이라 잘 몰랐는데 처음 접해보는 이국적인 풍경과 낯선 사람들과
환경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환자들이 눈에 들어오자 들떠있던 마음은 바로
안타까운 마음과 진지함으로 바뀌었다.
내가 일했던 치과,한방,약국에서는 각각 특징들이 있었는데 치과에는 주로 담배 대신 씹는
코카인 때문에 이가 많이 상한 분들과 발치를 하러 온 아이들이 많이 있었고,한방에는
종종 옷 걷어올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여자분들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었고,약국은 내과,
외과,소아과,치과,한방 모든 곳에서 환자들이 오기 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는데,
내가 일했던 곳 어느 곳 하나 힘든 곳은 없었다.더위와 반복되는 일에 지칠 수도 있었지만
치료가 끝난 후 환자들의 미소를 보고,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며 뭉클해지고 따뜻해지는
마음을 느꼈고,힘드실텐데도 매번 웃으며 환자들을 맞아주시고 정성스럽게 치료해주시는
의사선생님,간호사선생님들,약사선생님들을 보며 뜻 깊은 일을 하고계시다는 생각에
선생님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의료봉사지만 의학전공자가 아닌 체육전공 대학생으로써 참가하게 되어‘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부담이 많이 되었었지만 소외되는 부분이 없도록 하나하나 신경써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4박5일동안 지치지 않고,미소를 잃지 않으며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방글라데시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에 대한 그리움과 의료의 손길과
참된 봉사,항상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내 꿈에 대해 밀려오는 여러 생각들에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것 같다.이렇게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에 감사하고 열악했던 방글라데시의 의료 실태에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 컸던 봉사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