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일. 홈페이지에 봉사활동 갈 사람을 모집한다는 공지가 떴다. 방학동안 매일같이 보다가 학기가 시작되니 얼마 못 본 사람들도 보고 싶고, 때마침 학교 커리큘럼 중에 봉사활동 시간도 필요하고 해서 내가 캄보디아에 갔다 온 후 부러워했던 동기 한명과 같이 공지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가겠다고 했다.
10/23일 저녁에 주리언니, 은진이(동기), 현준오빠 그리고 나와 이름이 같은 최해리쌤과 만나 충남 보령으로 출발 ~ 약 2시간 30분에 걸쳐 도착한 보령. 희뿌연 밤안개를 뚫고 무사히 숙소로 도착했다. 미리 와계시던 선생님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웅규오빠 일행도 오고 ‘사랑나눔의사회’ 쌤들 모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눈 후 , 내일을 위해 각자 방으로 가서 숙면을 취했다.
엄청나게 맛있는 점심을 먹은 뒤 (...덕분에 폭식) 면사무소에서 의료봉사를 위한 세팅을 시작했다. 세팅을 마친 후 각자 맡을 파트를 정했다. 내가 맡은 파트는 ‘접수’였고 은진이가 맡은 파트는 ‘히스토리 테이킹’이였다. 접수를 맡은 나는 면사무소 입구 쪽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신 분들에게 대기번호를 나눠드렸다. 진료가 시작되자, 대기번호순으로 접수를 하고, 혈압을 재고, 진료실로 안내해드렸다.
접수 할 때 어떤 간호사 한분이 같이 도와주셨는데 그분의 모습이 이번 의료봉사중에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사실 나는 접수를 하면서 자꾸 순서가 꼬이는 게 묘하게 짜증나곤 했는데, 간호사님은 그런 내색 하나 없이 할머니 할아버지 한분한분 ‘어머님, 아버님’ 다정다감하게 부르며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대하셨다. 그런 간호사님을 보면서 ‘내가 뭔가 기본적으로 잘못되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간호사님을 조금이라도 닮아보려고 많이 노력했다. 접수파트를 맡는 짧은시간동안 많은걸 배우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거의 다 오시고, 접수파트가 한가해져서 진료실로 올라가봤다. 진료실도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였다. 진료실에서 스케일링하는데 라이트를 비추는 일을 하게 되었다. 스케일링하는걸 그렇게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었다.
마지막 환자까지 모두 끝나고 정리한 후 면사무소 앞에서 플래카드와 함께 모두같이 사진한방! 그리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도착한곳은 바다근처의 횟집. 음식이 엄청나게 늦게나왔지만 모두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엄청난 회들과 함께 전어무침이란^^ 엄청난 속도로 먹었던 것 같다. 모두들 함께 오랜 식사를 마치고 진짜로 일정을 끝내게 되었다.
학교과정에 ‘의료봉사’라는 커리큘럼이 있긴 하지만,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예1로서는 솔직히 의료봉사다운 의료봉사를 하기 힘들다. 병원에 가서 의료봉사를 시켜달라고 해도 붕대감는정도 ? 말만 의료봉사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봉사들. 하지만 이번에 정말 의료봉사다운 의료봉사를 선생님들과 함께 체험하게 되어서 너무너무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진료받으신 분들과 함께 웃고 도와드리는 그런 봉사. 동기인 은진이도 정말 의료봉사다운 봉사를 해서 너무 뿌듯하다고 했다. 내심 같이 데려오면서 걱정됐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것같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가고싶다 ^^